(저자 주 : 20여년 전 쯤 천리안(PC-Serve)에서 연재하던 연재물에 대한 추억에 미련을 버리지 못해 10여년전쯤 끄적거리다 만 단편들, The Universe는 20여년동안 다시 준비단계임)
잘려진 작은 몸부림으로의 회기 -- The Universe
자그마한 기계음들과 사람들의 웅성거림, 아주 멀리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괴성, 아우로 카의 엔진 소리들
눈에 보이는 것은 어제도 보았던 그리고 내일도 보게 되면 다행일 침상 위의 천정, 흉칙하게 드러나 있는 용도를 알수없는 파이프와 전선들, 그리고 작은 어두움 속에 어디서 날아들어왔을지 모르는 희미한 빛의 명멸들
삐걱거리는 침대 위에서 그는 한쪽 다리는 아래로 내려 놓은 채 자신만의 제일 편안한 자세로 누워 있었다. 조금의 뒤척거림도 없이
목이 뻐근해짐을 느꼈지만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차라리 그런 작은 통증들이 살아있다는걸 증명해 준다는 점에서 그는 작은 생의 안도를 느끼는지도 몰랐다. 다행이었다. 아직 살아있다니
요즘 들어 유난히 날씨가 추워진 것 같았다. 그는 폐기물 처리소에서 오늘 가져온 천 조각들을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았다. 내일은 그것들로 옷을 만들 것이다.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살아있다는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도 그는 살아있는 자신에게 작은 분노를 느꼈다. 매일 이 시간대만 되면 찾아오는 안도감과 분노, 그는 그 아이러니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가 생각하는 건 단지 내일 할 일이 있다는 거였다.
오른손이 가렵다. 왜 가려운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세균, 요즘 부쩍 많아진 이 빌어먹을 놈의 세균들은 점점 추워지는 날씨 속에서도 전혀 사그러들지 않은 체 그의 피부를 조금씩 갉아 먹고 있었다.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자신과 그리 다를 것 없는 비슷한 모습들의 사람들에게 무의미한 시선을 휘둘렀다. 어두움 속에서 그나마 그들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창 밖으로 들어오는 자유로운 빛들 때문이었다. 남의 돈으로 만들어진 빛이지만 적어도 조금씩 이리로 날아들어와 그의 시선으로, 그리고 또 이곳에 있는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말 고마운 물리학의 평등이었다.
이 기본적인 자연의 평등 조차 점점 인간들에 의해서 사라지고 있었지만 창 밖으로 들어오는 원인 모를 빛들 까지 막을 능력은 누구에게도 없었다. 창문을 막아버린다면 모를까
"이봐 요키, 자네 약좀 남았나?"
그가 말을 건넨 쪽의 어두운 구석자리에서 한 사내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그 사내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서 음성이 건네진 쪽을 바라보았다. 어두워서 얼굴이 보이진 않았지만 그리 유쾌한 표정이 아닌 것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프리에스, 내가 약이 남았을 거라고 생각하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답변이었다. 프리에스도 그가 약이 떨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던진 질문은 인간의 말이 아닌 동물적 소리에 불과했다. 그는 요키에게로 다가가 그의 옆에 앉으며 작은 어둠 속에 같이 묻혔다. 이쪽에서는 프리에스의 침대가 잘 보인다. 빛이 그의 침대쪽으로 많이 흘러 들어오기 때문이다. 프리에스는 어둠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강한 확인 욕구, 그것은 점점 그를 단순한 인간으로 만드는 것 같았다.
"어제 두 명이 죽었어"
프리에스의 음성이다. 요키도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대화가 필요 했을까, 프리에스는 조금씩 주절대기 시작했다.
"폐기물 처리 소에 갔었는데.. 요즘은 쓸만한게 너무 없어.. 천 조각 구하는데도 정말 힘들더군.. 자넨 천 조각 필요 없나?"
요키는 대꾸하지 않은 체 아까부터 계속 같은 곳에 시선을 두고 있다. 프리에스는 요키의 태도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듯 계속 쓸모없는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었다.
"이곳 스카리카스도 예전엔 살만한 곳이었는데.. 자넨 루메론에 있었지? 난 여기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곳에서 계속 살았지.. 빌어먹을 전쟁만 아니면.."
프리에스는 왼손으로 가려운 오른손을 긁적거리며 말을 이었다.
"자넨 루메론에서 뭐했나?"
요키는 대답이 없었다. 프리에스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출구쪽으로 걸어갔다.
자그마한 기계음들과 사람들의 웅성거림, 아주 멀리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괴성, 아우로 카의 엔진 소리들
눈에 보이는 것은 어제도 보았던 그리고 내일도 보게 되면 다행일 침상 위의 천정, 흉칙하게 드러나 있는 용도를 알수없는 파이프와 전선들, 그리고 작은 어두움 속에 어디서 날아들어왔을지 모르는 희미한 빛의 명멸들
삐걱거리는 침대 위에서 그는 한쪽 다리는 아래로 내려 놓은 채 자신만의 제일 편안한 자세로 누워 있었다. 조금의 뒤척거림도 없이
목이 뻐근해짐을 느꼈지만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차라리 그런 작은 통증들이 살아있다는걸 증명해 준다는 점에서 그는 작은 생의 안도를 느끼는지도 몰랐다. 다행이었다. 아직 살아있다니
요즘 들어 유난히 날씨가 추워진 것 같았다. 그는 폐기물 처리소에서 오늘 가져온 천 조각들을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았다. 내일은 그것들로 옷을 만들 것이다.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살아있다는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도 그는 살아있는 자신에게 작은 분노를 느꼈다. 매일 이 시간대만 되면 찾아오는 안도감과 분노, 그는 그 아이러니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가 생각하는 건 단지 내일 할 일이 있다는 거였다.
오른손이 가렵다. 왜 가려운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세균, 요즘 부쩍 많아진 이 빌어먹을 놈의 세균들은 점점 추워지는 날씨 속에서도 전혀 사그러들지 않은 체 그의 피부를 조금씩 갉아 먹고 있었다.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자신과 그리 다를 것 없는 비슷한 모습들의 사람들에게 무의미한 시선을 휘둘렀다. 어두움 속에서 그나마 그들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창 밖으로 들어오는 자유로운 빛들 때문이었다. 남의 돈으로 만들어진 빛이지만 적어도 조금씩 이리로 날아들어와 그의 시선으로, 그리고 또 이곳에 있는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말 고마운 물리학의 평등이었다.
이 기본적인 자연의 평등 조차 점점 인간들에 의해서 사라지고 있었지만 창 밖으로 들어오는 원인 모를 빛들 까지 막을 능력은 누구에게도 없었다. 창문을 막아버린다면 모를까
"이봐 요키, 자네 약좀 남았나?"
그가 말을 건넨 쪽의 어두운 구석자리에서 한 사내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그 사내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서 음성이 건네진 쪽을 바라보았다. 어두워서 얼굴이 보이진 않았지만 그리 유쾌한 표정이 아닌 것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프리에스, 내가 약이 남았을 거라고 생각하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답변이었다. 프리에스도 그가 약이 떨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던진 질문은 인간의 말이 아닌 동물적 소리에 불과했다. 그는 요키에게로 다가가 그의 옆에 앉으며 작은 어둠 속에 같이 묻혔다. 이쪽에서는 프리에스의 침대가 잘 보인다. 빛이 그의 침대쪽으로 많이 흘러 들어오기 때문이다. 프리에스는 어둠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강한 확인 욕구, 그것은 점점 그를 단순한 인간으로 만드는 것 같았다.
"어제 두 명이 죽었어"
프리에스의 음성이다. 요키도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대화가 필요 했을까, 프리에스는 조금씩 주절대기 시작했다.
"폐기물 처리 소에 갔었는데.. 요즘은 쓸만한게 너무 없어.. 천 조각 구하는데도 정말 힘들더군.. 자넨 천 조각 필요 없나?"
요키는 대꾸하지 않은 체 아까부터 계속 같은 곳에 시선을 두고 있다. 프리에스는 요키의 태도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듯 계속 쓸모없는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었다.
"이곳 스카리카스도 예전엔 살만한 곳이었는데.. 자넨 루메론에 있었지? 난 여기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곳에서 계속 살았지.. 빌어먹을 전쟁만 아니면.."
프리에스는 왼손으로 가려운 오른손을 긁적거리며 말을 이었다.
"자넨 루메론에서 뭐했나?"
요키는 대답이 없었다. 프리에스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출구쪽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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