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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달팽이





얼마전에
회사 건물 벽에 붙어있던 자그마한 너를 발견했어
그냥 무심고 지나쳤는데
그 다음날에도 널 발견했지

반가웠어

까만색 나쁜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은
딴나라당 동네에서
나는 네가 무척이나 반가웠지
벌써 두 번째 만남이잖아

그 다음날

네가 아직도 그 벽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걸 봤어
조금 걱정이 되었지
그런데 며칠동안 넌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어

슬펐어

하지만 사람들의 크고 바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하느라
한동안 널 잊었었어

어느 출근하던 날
다른 벽에 붙어있던 널 다시 발견했지

아, 죽은게 아니었구나

다행이야
대단하기도 하고
이 동네에서 살아남은게

그러던 오늘
넌 이제 더이상 보이지 않네

너두 이 동네가 싫었구나
나 처럼



우리 예전처럼 다시 스페인에서 만나
수 많은 너들을 밟지 않으려고
살금살금 걸었던
바로 그 길에서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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